- 어업생산량 감소·환경 파괴 이유
- 남해 골재 채취사업 중단 촉구
- 대책위 '강행 땐 실력행사' 결의
10년간 남해EEZ(배타적 경제수역) 내 바다 모래채취가 네 차례 연장된 가운데 정부가 최근 또 한 차례 더 연장할 조짐을 보이자(본지 1월 18일 자 18면 보도) 어업인들이 이번에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국적인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결의했다.
부산경남 지역 10개 수협(대형기선저인망, 대형선망, 멸치권현망, 근해통발, 경남정치망, 거제·통영·욕지·남해·사량수협)과 수협중앙회, 기존 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경남 창원시 수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에서 피해대책위원회를 새롭게 구성, 한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했다. 전국피해대책위원회 회장은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이, 남해EEZ 대책위 조합대표는 대형기저수협 정연송 조합장이 맡기로 했다.
그동안 어업인들은 어업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아무 대안 없이 바다모래 채취로 골재 수급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태도에 큰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는 EEZ 내에서도 수심이 얕은 경남 통영시 남쪽 해역과 전북 군산시 서쪽 해역을 골재 채취단지로 지정, 민간업자에게 바다모래 채취를 맡겼다. 이후 올해까지 총 네 차례나 허가를 연장해줬다.
바다모래 채취 관련 단지 지정 및 허가권은 국토교통부에 있고, 단지 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맡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 관리 등이 주 업주지만 실질적 권한은 없고 협의대상이다.
어업인들은 "남해 EEZ 내에는 전갱이, 고등어, 멸치 등의 이동경로와 산란장"이라며 "모래 채취로 인한 어류 산란 및 서식 장소 훼손이 아주 심각하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용역 결과도 어업인의 생각과 다르게 나왔다. 수자원공사가 전남대에 남해안 모래 채취와 관련한 어업인 피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 '어업생산량 감소와 모래 채취의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발표해 어업인들의 불만을 샀다. 이에 최근 대형기저·대형선망 관계자들이 남해EEZ 모래채취 현장을 방문해 어군탐지기로 확인한 결과 바닥 굴곡이 심해져 어류가 산란할 수 없는 환경으로 피폐화돼 있었다. 해서, 산란기 고등어가 일본EEZ 해역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수협중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수부는 이후 경상대 교수 등 전문가 15인에게 전남대가 내놓은 결론을 의뢰한 결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 지난해 11월부터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립해양조사원 등이 현재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바다모래 채취만이 골재 수급 안정의 유일한 답인 것처럼 나오는 정부의 사고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웃 일본처럼 순환골재 사용이나 파쇄석 골재 사용 등의 대안 마련에는 손을 놓고 바다모래 채취만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해EEZ 대책위 정연송 조합대표는 "정부가 어업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골재채취단지 기간 연장을 강행한다면 전국 어선을 동원해 해상 집회와 시위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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