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공사로 이전 추진했지만
- 상응하는 자산보전 놓고 이견
- 부산시 "재정 감안해 재논의"

부산의 대표적인 유스호스텔인 아르피나 소유 및 운영권을 두고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부산관광공사가 5년 가까이 해법 마련에 골몰했지만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 됐다. 소유권은 도시공사가 갖고 운영은 관광공사가 맡는 형태로 분리돼 있는 아르피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소유와 운영을 일원화해야 하지만 시가 최근 '제로베이스에서 재논의' 방침을 밝힘에 따라 어정쩡한 모양새의 이원화 상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2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아르피나는 도시공사가 건립해 2004년 처음 문을 연 후 줄곧 도시공사가 직영했다. 그러다 2012년 관광공사가 출범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유스호스텔의 성격상 도시공사보다는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것이 더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시와 도시공사, 관광공사는 운영권은 우선 관광공사로 이전하고 소유권은 2014년 6월 30일까지 이전하기로 삼자 간 협약을 맺었다. 아울러 감정가격 약 500억 원에 달하는 도시공사 자산의 소유권이 관광공사로 이전되면 시가 이 가격에 상응하는 토지 등 자산을 도시공사 측에 보전해주기로 양 기관이 합의했다.

그러나 소유권 이전 약정 시점이 2년 반 넘게 지났지만 이전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전 자산 규모와 성격 등을 놓고 시와 도시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이달 초 세 기관은 아르피나 소유권과 운영권 일원화를 논의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관계기관 회의를 가졌으나 여전히 해법을 구하지 못했다.

특히 시가 백지상태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아 문제가 더욱 꼬이고 있다. 소유권과 운영권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협약내용 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르피나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단순히 협약을 이행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가 고민해봐야 한다"며 "협약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 재정상황 등을 감안해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당초 아르피나 운영을 시작한 것도 원해서 했던 것은 아니었던 만큼 상응하는 자산만 보전된다면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아르피나는 도시공사의 설립취지에도 맞지 않는 시설"이라면서도 "하지만 적지 않은 규모의 자산인데 그냥 넘겨줄 순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관광공사 역시 2012년 맺은 삼자 협약에 따라 조속히 소유권을 이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아르피나 자체 운영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보유자본 수준이 올라가면 각종 사업에 참여하기 수월해진다"며 "아르피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