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 결합한 '정용화 투어' 인기
- 중저가 호텔 묵고 전통시장 구경
- 지역 관광업계 파급효과 기대감

한류문화 이벤트와 관광을 결합한 소위 '엔터투어먼트'가 외국인 관광객 집객효과뿐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침체된 지역 관광업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가수 씨엔블루 팬미팅에 참가한 일본관광객들이 씨엔블루와 토크쇼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토요일인 지난 21일 부산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한류스타 '씨엔블루'의 팬미팅에는 1012명의 일본인 팬이 운집해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전날 부산에 도착한 한류 팬들은 22일까지 2박3일 동안 부산에 머물면서 팬미팅 외에도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쇼핑도 즐겼다. 이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관광 코스는 '정용화 투어'로, 부산 출신이자 씨엔블루 리드보컬인 정용화 씨가 졸업한 학교와 소풍 장소, 좋아하는 음식 등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한때 일본팬들이 남이섬이나 외도 등지로 '배용준 투어'에 나섰던 것과 유사하다.

투어 담당 가이드는 이날 "낮에만 100여 명의 팬이 '정용화 투어'를 신청해 범어사, 해운대 등을 둘러보고 밀면을 먹었다"며 "저녁엔 광안대교가 보이는 식당에서 식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롯데호텔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2012년부터 장근석 이준기 김수현 등을 홍보모델로 계약하고 한류스타 마케팅을 펼친 부산롯데호텔은 그동안 1만 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특히 부산을 잘 찾지 않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 거주 일본인들을 대거 끌어들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날 팬미팅에 참석한 이시자카 요코(여·45·도쿄) 씨는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부산은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며 "큰 도시인 줄 몰랐는데 고층빌딩도 많고 바다를 낀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다시 오고싶다"고 말했다.

호텔의 한류스타 마케팅은 숙박 외식 쇼핑 등 지역 관광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호텔 집계에 따르면 팬미팅으로 부산을 찾는 한류팬 45%만이 부산롯데호텔에서 숙박했고, 절반 이상이 지역 내 중저가 호텔을 이용했다. 2박3일 일정 가운데 실제 한류스타를 만나는 2일 차 밤시간대 외에는 지역의 관광지나 먹거리를 체험하고 전통시장, 면세점 등에서 쇼핑을 하기 때문에 부산 전역에 파급 효과가 미친다는 평가다. 부산롯데호텔 김성한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쇼핑 관광 먹거리 등 지역의 관광자원과 수준 높은 호텔 서비스를 접목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한류 스타를 활용한 엔터투어먼트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최 측의 자본력이 관건인데, 공공기관 차원의 지원방안 마련이 요구된다"며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지로 관광객 범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