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안서 접수 일정 촉박해 '진땀'
- 서울·인천 등과 치열한 경쟁예고

올해 9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제장관회의(이하 ASEM 경제장관회의)' 유치전에 부산시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와 유럽 51개국 경제장관 및 전문가, 이들과 동행할 기업인과 세계인들에게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유치제안서 접수 일정 등이 워낙에 촉박하게 진행된 탓에 준비과정부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데다 서울 인천 제주 등 타 지역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해 결과를 자신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각 광역시·도로 발송한 ASEM 경제장관회의 개최지 유치제안서(접수기간 11~17일) 공문에 따라 마감 하루 전인 지난 16일 제안서를 접수했다. 개최 도시는 오는 24일 자치단체별 설명회 후 발표된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초대형 국제행사를 개최한 바 있는 부산시로서는 12년 만에 다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대형 국제행사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 ASEM 경제장관회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도래할 보호무역 기조 확산과 영국의 EU 탈퇴, 미중 무역전쟁 등 올해 세계 경제를 강타할 불안요인에 대해 범아시아-유럽 경제장관들이 공동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2003년 중국 회의 이후 14년 만에 열리는 것이어서 전 지구촌의 눈과 귀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국제행사의 경우 통상 2~3년 전에 개최지가 확정되고 준비기간을 가졌던 것에 반해 이번 회의는 유치도시 선정 과정부터가 시일이 촉박하게 진행됐다. 그 바람에 부산시는 개최 장소 물색부터 애를 먹었다. 비수도권 컨벤션 역량을 대표하는 벡스코는 이미 9월 일정이 꽉 차 있기 때문에 시는 해운대 일대 호텔, 6월 완공 예정인 힐튼호텔 부산 등을 개최 장소로 제안했다. 이곳들은 각국 경제사절단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고 숙박과 관광까지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꼽히고 있다.

신창호 산업통상국장은 "해양과 어우러진 부산만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세계 5위권 항만을 갖춘 부산의 풍부한 국제회의 경험 등을 내세워 타 자치단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일 한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개최도시 확정 절차가 촉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리 관련 사실을 알고 준비를 한 시·도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