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급해지자 한진과 계약 가닥
- 올해 물동량 280만 개 처리 예정
- 일각선 실속없는 신항 전락 우려

현재 2M, CKYHE, 오션3, G6 등 4개의 글로벌 해운동맹은 오는 4월부터 2M+현대상선, 오션, 디얼라이언스 등 3개로 재편돼 출범한다. 2M에는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 MSC, 오션에는 코스콘·CMA CGM·APL·에버그린·OOCL, 디얼라이언스에는 하파그로이드· K-라인·MOL·NYK·양밍이 속해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독일과 일본, 오션은 프랑스와 범중국계 연합이다.

지난해 말부터 부산신항 주변에서 초유의 관심사 중 하나는 해운동맹 재편에 따른 신항 5개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 간의 치열한 물동량 유치 경쟁이었다.

한진해운이 주축이던 CKYHE 해운동맹이 의존했던 신항 3부두는 한진해운이 사라진 후 물동량이 월 23만 개(TEU)에서 6만 개 안팎으로 줄어 존립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 부두 운영사인 한진터미널(HJNC)은 하역료를 대폭 낮춰 선사 유치에 나서 사실상 하역료 인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최근 함부르크수드를 합병하고 현대상선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최대 규모의 2M이 한층 커진 몸집을 앞세워 하역료 인하를 요구하며 어떤 터미널운영사와 계약할지 항만업계는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해운동맹과 신항 터미널운영사 간의 한 달여간 물밑 짝짓기 결과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5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2M은 신항 3부두 운영사인 한진터미널과, 오션은 5부두 운영사인 BNCT와 각각 하역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디얼라이언스는 2부두 운영사인 PNC와 하역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2M이 500만 개가 넘는 물동량을 앞세워 기존의 계약관계였던 PNC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된 것이 이러한 뜻밖의 결과가 나온 이유"라고 분석했다. 2M과 한진터미널이 합의한 하역료 요율은 2M이 PNC에 요구한 요율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예측한 올해 2M이 부산항에서 처리할 물동량은 기존의 PNC에서 처리하던 360만 개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현대상선의 110만 개, 그리고 최근 합병한 함부르크수드의 물량 40만 개 등 520만 개이다.

업계에서는 한진터미널의 처리 적정량이 280만 개에 불과해 2M의 나머지 물동량은 신항 1, 2, 4부두에 분산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환적화물의 부두 간 이동이 많이 발생해 추가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측된다.

BPA 관계자는 "터미널 간 선대위치를 조정하고 선석 공동운영을 유도해 환적 비용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개의 선석을 보유한 신항 최대 터미널운영사인 PNC는 디얼라이언스 물동량으론 부족해 다른 해운동맹의 물량을 추가로 유치하기 위해 물밑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주 계약을 하지 못한 1, 4부두 운영사도 물동량 유치를 위해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해운동맹의 하역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져 신항이 실속 없는 항만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