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IoT 생활환경 구축' 방침
- 1억5000만 불 규모 펀드도 조성
- LG, AI기술 접목한 냉장고 공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사업 전략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국내 IT 업계를 양분하는 이들 두 기업은 지난해 각각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으로 위기의 한 해를 보냈다. 삼성은 주로 사물인터넷(IoT)에, LG는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춘 혁신 기술로 IT 전문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회복과 경영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현지시간 5~8일)간 진행되는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7' 개막에 앞서 5일(한국시간) 잇달아 현지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자사의 전략 제품과 혁신 기술 등을 공개했다. 다만 이날 회견에서 갤럭시S8(삼성·4월 예정)과 G6(LG·2월 예정) 등 2017년 출시 계획이 지난해에 이미 공개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은 언급되지 않았다.

올해 삼성전자 사업의 핵심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IoT 생활 환경 구축'으로 요약된다. 자사의 주요 가전제품이 IoT에 연동되는 단순 서비스 제공 차원을 넘어 음성인식과 빅데이터 등 미래형 기술을 IoT에 접목시킨 통합형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IoT와 가상현실(VR), AI 분야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1억5000만 달러(약 1789억 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oT 업계의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선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 ▷새로운 메탈 퀀텀닷(양자점)이 적용된 QLED TV ▷신개념 세탁기 '플렉스워시' 등이 올해 삼성전자의 전략 제품으로 소개됐다.

LG전자는 미래 IT 업계의 핵심 기술인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LG전자 안승권 CTO(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AI 기술을 앞세워 차별화된 혁신 기술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LG는 미국 아마존(Amazon)의 AI 음성 서비스 '알렉사(Alexa)'와 연동된 '스마트 냉장고'(이름 미정)를 이날 공개했다. 요리를 하는 사용자가 '알렉사'의 음성 명령을 이용해 음악 재생과 뉴스 검색 등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LG는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등 다른 글로벌 IT 기업들과도 AI 기술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두 기업은 지난해 4분기 실적(잠정치)을 6일 발표한다. 금융투자업계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토대로 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8조2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