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연구소 윤호일 소장 특강

"극지해빙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하는 것이 전 세계의 연구 중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극지연구소 윤호일 소장이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던지는 화두였다.

	(사)극지해양미래포럼과 국제신문이 6일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극지토크콘서트를 열어 극지연구소 윤호일(왼쪽 네 번째) 소장과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임현수(〃 다섯 번째) 교수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사)극지해양미래포럼과 국제신문이 6일 국제신문 4층 대강당에서 극지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부산과학고, 부산일과학고 학생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크게 윤 소장의 극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특강과 과학고 학생들이 참여한 토크콘서트로 진행됐다.

윤 소장은 이날 특강에서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생활을 생생히 소개하며 "위기 대처능력, 인간관계, 리더십, 인간성, 판단력, 팀워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3~2004년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 등 28년 동안 남극을 무려 25번이나 다녀온 남극 전문가이다.

이어 열린 극지토크콘서트에서는 과학고 학생들이 쏟아내는 번뜩이는 질문으로 열기를 더해갔다. 윤 소장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말의 속도를 높이며 최선을 다했다.

첫 질문부터 전문성이 가득했다. 부산과학고 박재형 군이 '빙하코어'가 뭔지, 이것이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었다.

윤 소장은 "현재 수천 m 아래의 얼음을 뽑아낸 빙하코어는 80만 년 전의 퇴적된 공기성분은 물론 간빙기와 빙하기 등의 기후 변화를 추적해 낼 수 있는 핵심 증거"라고 답했다.

날카로운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부산일과학고 이호정 군은 "극지연구소가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냐"고 물었다. 윤 소장은 "남극과 북극에 대한 연구 접근이 다르다"며 "남극은 현재 어느 나라도 소유하지 않아 기후변화와 환경보전 등의 과학적 연구 목적이 크지만 북극은 여러 연안국이 인접해 경제적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소장은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지구 온난화가 오기보다는 그 반대"라며 "온도가 높아지면 사이다의 탄산이 빠지듯 간빙기로 지구 온도가 높아져 바다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나온다"는 설명에 많은 학생들이 흥미로워했다.

이날 부산대 임현수 교수(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극지는 우리와 상관이 없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구 기후의 조절자로 지구시스템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부산일과학고 고인숙 교사는 "토크콘서트에서 학생들과 주고 받는 내용이 기대 이상으로 알찼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