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그룹 IT서비스 전문 계열사
- 초기 경력자 위주 조직 꾸렸지만
- 성장 힘입어 신입사원 대거 채용
- IT 전공자 금융 기초부터 가르쳐
- 지역 IT업체와 협력관계 구축

- 금융업무 전산화 하는 SI 사업
- 기업자금관리 등 독자개발 역점

BNK 금융그룹의 계열사 BNK시스템이 올해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BNK 시스템은 BNK 금융그룹의 IT 서비스 전문 계열사다. 설립 5년 만에 달성한 고용우수기업 인증은 임금과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린 결과다.

특히 금융 IT 분야에서 서울의 경쟁력 있는 인재를 영입함과 동시에 지역 중소 IT 업체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지역 IT 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BNK시스템 이영우(58·사진) 대표는 "금융 지식과 IT 전반을 다룰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역 대학생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부산 중구 부산은행 신창동 지점 3층에 자리잡은 BNK 시스템 본사 사무실. 서순용 선임기자

■매출·고용 '껑충'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매년 평가를 통해 고용우수기업 인증제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평가 항목은 ▷최근 3년간 근로자 증가율 ▷신규채용계획 ▷이직률 ▷상용직 근로자 비율 ▷3년간 정규직 전환 근로자 수 ▷근로자 복지제도 ▷평균 임금 ▷청년층 고용 기여도 등으로 매우 까다롭다.

BNK 시스템은 2011년 설립 이후 올해 처음으로 고용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서울보다 낙후된 부산의 IT 산업 여건을 뛰어넘어 다양한 인재를 영입한 결과다. 2011년에는 경력직 36명 채용에 신입 7명으로 조직을 꾸렸지만 올해 경력직 채용은 1명, 신입 채용은 11명으로 인력 구조를 바꿨다. 신입직원은 꾸준히 늘어 5년 동안 총 49명이 입사했다. 전체 직원 수는 2011년 43명에서 올해 151명으로 5년 동안 세배 이상 늘었다.

고용이 늘어난 이유는 탄탄한 성장세 때문이다. 2011년 9억5800만 원의 매출액은 2012년 58억6000만 원, 2013년 168억2400만 원, 2014년 170억2800만 원, 2015년 380억 원, 올해 634억 원으로 급증했다. 기술력의 힘이다.

■부산 IT산업 선도기업

BNK시스템 이영우 대표. 서순용 선임기자

BNK 시스템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 50개 IT 업체와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서울에 몰린 기술력에서 벗어나 부산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창립 초기에는 IT 기술 기반이 취약해 서울 지역 업체와 손잡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쌓은 뒤에는 지역 중소 IT 업체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사업은 시스템 개발. 금융 업무 시스템 전반을 전산화하는 SI 사업이 BNK 시스템의 핵심이다. 아이디어를 IT 기술로 구현하는 솔루션 개발은 미래 역점 사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함께 일하는 업체와의 협업이다. 금융 시스템을 개발에 관한 경험이 없는 지역 IT 업체에 BNK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기술력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이 대표는 "용역 차원의 협업이 아닌, 사내 임금 체계를 그대로 적용한 개념으로 지역 IT 업체 직원의 사기까지 고려했다"며 "BNK 금융지주가 가진 금융 노하우에 분석부터 설계 단계까지 개발 전 과정에서 기술력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청 업체에 일감을 주며 '단가'로 비용을 깎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의미다.

BNK시스템은 앞으로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IT 센터를 구축해 내년 하반기 BNK 금융그룹의 전산·개발 업무를 한데 모을 방침이다. BNK 시스템은 앞으로 독자 솔루션 개발을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를 설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자금관리 솔루션 'BIC'는 고객 기업의 가상은행 개념으로, 회계프로그램(ERP)에 금융 서비스를 입힌 기술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은행 지점 방문이나 인터넷 뱅킹이 필요없다. SNS와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BS 프렌즈 톡'은 2014 스마트 앱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신입, 어떤 일 하나

고용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신입 직원은 금융 교육부터 체계적으로 받은 뒤 본격적인 IT 업무를 수행합니다"

BNK 시스템에 입사하는 정보통신 전공자들은 우선 그룹 차원 교육을 통해 경제와 금융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업무 경험을 다양하게 쌓으면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대표는 그래서 최근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한 공공기관들을 '살짝' 경계하고 있다. 금융 관련 공기업들이 IT 전문인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관련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이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기술자들이 BNK 시스템 안에는 많다.

BNK 금융그룹의 본사 업무를 경험할 기회도 있다. 예금 대출 카드 등에 대한 보안 시스템을 본사에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IT 업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이 대표는 "적절한 수준의 학점과 정보처리기사 정도의 자격증만 있으면 채용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정도의 인성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봉사활동은 들어와서 같이 하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