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 21척 구매·1100명 고용승계
- 市, 사옥 부지·선박금융 지원

한진해운을 대신할 새로운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본사가 부산에 들어선다.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한 SM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이같이 밝히고 부지 매입과 본사 신축,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SM그룹이 신규 법인의 부산 설립 의사를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지역 내 항만물류 협력업체가 침체된 현실에서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운항만도시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부산에는 140여 개 외항선사 본사가 있지만 대부분 중소 벌크·탱커 선사이며,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30대 해운사는 동아탱커 본사가 유일하며 이 역시 벌크·탱커 선사이다. 부산에 외형을 갖춘 국적 컨테이너 선사의 본사는 아직 없다.

SM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규 컨테이너 선사의 부산 본사 입지 방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SM그룹은 건설부문을 모태로 한 기업이어서 세 들어 입주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본사 사옥 신축 방침을 강조하고 "부산시가 3300㎡(1000평) 규모의 부지 몇 군데를 추천해주면 매입에 나설 신축 사옥 부지로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옥 신축도 그룹 내 건설사가 맡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규 법인 명칭은 현재 '대한컨테이너라인'과 'SM부산해운' 등 몇 가지를 두고 검토 중이다. 원래 '부산해운'이라 명명했지만, 확인 결과 상표등록이 돼 있어 포기했다고 SM 측은 전했다.

신규 법인은 내년 1월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영업은 3월부터 시작한다. 컨테이너선은 용선(배를 빌리는 것) 대신 중고 선박 21척을 구매할 예정이며 5년 이내에 20척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해운 불황으로 중고선 가격이 크게 떨어져 용선보다는 사들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M 관계자는 "중고 선박 도입을 위해 수출입은행(5, 6척) 한국산업은행(〃) 광주은행(2, 3척)과 대출을 협의 중이다. 부산지역 금융기관을 통한 선박담보대출 연계 여부도 부산시에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고용 승계는 애초 700명에서 110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한진해운 부산영업소의 112명 중 59명이 이미 1차로 승계가 확정됐다.

시는 부산항만공사(BPA), 해운거래정보센터(MEIC) 등과 함께 신규 법인 부산 입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려 사옥 부지 선정, 선박금융 연계 등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 주요 해운사 컨테이너선 보유 현황  (2015. 12월 기준) 해운사 사선 용선 총계 현대상선 22척 38척 60척 한진해운 37척 64척 101척 SM그룹  신규 '컨'선사 21척 (5년 내 20척 추가)   41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