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목 수 880개·중소형주 위주
- 증권업계, 투자정보 제공 시작
- 주가변동·위안화 절하 등 유의

"국내 주식 투자자의 문의도 있긴 하지만, 2014년 개통된 후강퉁(홍콩거래소가 중국 상해거래소와 연계해 개설한 주식시장)의 학습효과인지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닙니다."

한국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선강퉁(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시행 첫날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일단은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5일부터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선강퉁 시대가 열렸다. 저금리 기조 속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선강퉁에 대한 예탁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 선강퉁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수가 880여 개로 후강퉁 종목 568개와 비교해 약 1.5배 많다. 예탁결제원 측은 선강퉁은 중소형주 위주의 시장이므로 후강퉁에 비해 매매거래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탁결제원은 중국주식뿐만 아니라 중국 채권시장(CIBM) 투자 지원을 위한 플랫폼도 제공해 국내투자자의 중국 증권투자에 대한 예탁결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광대증권과의 협업을 거쳐 엄선한 선강퉁 10개 유망종목에 대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김영선 해외사업본부장은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제공하기 위해 일본주식,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3개월간 선강퉁 첫 거래 고객에게 선강퉁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선강퉁 로또(Lotto) 3/50 이벤트' '예탁자산 이동 이벤트' 등 고객의 거래방식에 맞춰 이벤트 참여에 따라 선전 패키지 여행권, 상품권 등 푸짐한 선물을 지급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내년 2월 3일까지 거래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중국 여행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고 기간 중 해외 주식 거래서비스를 신청한 선착순 50명에게 해외주식 가이드북 및 무료 시세권 등을 제공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선강퉁 증시의 높은 주가 변동성과 위안화 절하 문제 등으로 위험요인이 많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전증시의 1일 거래 한도액은 130억 위안(약 2조2162억 원)이다. 후강퉁과 마찬가지로 매수 단위는 100주이며, 팔 때는 한 주씩도 가능하지만 100주 미만은 분할 매도할 수 없다. 하루 상·하한가 폭은 ±10%로 제한되며 체결일 후 2거래일 뒤에 결제된다. 거래수수료는 온라인 거래 기준 0.3% 수준으로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 보다는 비싼 편이다.

※선강퉁(深港通)

중국 광둥성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 중국 정부는 자국 자본시장 세계화 전략에 따라 2014년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8월 선강퉁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시행으로 한국 투자자도 홍콩을 통해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