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국 참여·내년 본격 시행
- 수출상담회서 924억 계약 성과
- 화장품·건강보조기구 등 관심

부산 기업들이 내년 본격 출범할 예정인 아시아권 자유무역협정체제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RCEP는 미국 주도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항마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결국 부산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새로운 경제 질서가 시작되는 아시아권에 대한 선제적 공략을 통해 시장 다변화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열기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한 무역 상담회를 통해 드러났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지난달 24일 롯데호텔부산에서 개최한 '2016 RCEP 바이어 초청 상담회' 결과 8058만7000달러(924억4000만 원)의 계약 성과를 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베트남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8개국 46개사 51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가해 95개 기업과 수출 상담 및 현장 계약을 맺었다.

부산의 스타트업인 이즈프로브의 경우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싱가포르 바이어와 즉석에서 30만 달러(3억5000만 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가 들고 나온 제품은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 스마트 체온계. 체온계의 정보가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돼 실시간으로 체온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이즈프로브는 그 이외의 다른 국가 바이어들과도 수출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또 탈모측정기와 탈모샴푸를 앞세운 에코마인은 캄보디아 등 다수 국가 바이어들과 200만 달러(23억5000만 원) 규모의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역 업계는 RCEP 출범이 부산 기업들의 수출선 다변화를 통한 매출 증대 및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부산의 대 말레이시아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64.3% 늘었다. 태국 일본 베트남은 각각 114.0%, 13.6%, 8.2% 증가했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각각 -16.0%, -2.9%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김재갑 해외사업지원센터장은 "눈앞에 다가온 RCEP 발효 이전에 지역 유망 기업들과 가입 국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역내 무역자유화로 인한 이익을 선점하는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RCE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TPP에 맞서 중국 주도로 2012년부터 추진하는 것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의 관세장벽 철폐를 목표로 하는 권역 단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