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하며 최장기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는 여름휴가, 추석 등 해외여행 시즌이 끝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든 데 힘입은 것으로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할 대목이 적지 않다. 상품수지의 수출·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급감했고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매도세는 3개월째 계속됐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6년 10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87억 2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흑자 규모는 지난달보다 6억 5000만 달러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8억 6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는 9월보다 8억 3000만 달러 감소한 9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하락한 433억 4000만 달러였고, 수입은 5.0% 줄어든 335억 1000만 달러였다. 자동차 업계 파업,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7 단종 등의 영향이 컸다. 품목별(통관기준)로 살펴볼 때 정보통신기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4%, 승용차는 11.5%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5억 9000만 달러로 지난달 발표에서 5년 9개월 만에 최대치였던 25억 8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 가량 줄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직격탄을 맞았던 운송수지는 10월 1억 5000만 달러로 흑자 전환됐지만 지난해 같은 달(4억 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자본 이동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70억 4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지만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는 32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37억 8000만 달러 줄어든 채권투자는 석달째 내리막이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