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인프라 부족 등 원인 겹쳐
- 1200세대 아파트 사업자 안나서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변에 들어설 국제산업물류도시 사업의 추진도 삐걱거리고 있다. 공공주택 시공 사업자가 나서지 않는가 하면 한때 순조롭게 보였던 산업용지 분양도 올 하반기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사업 주체인 부산도시공사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8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3일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공공주택 건설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설명회에는 1군 건설업체 5곳과 지역업체 8곳 등 총 13곳의 건설사가 참가했다. 그러나 설명회 직후 대부분 업체가 사업 참여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해당 사업지는 부산·경남 경마공원 맞은편 5만3660㎡ 규모다. 공사는 이곳에 공공주택 1203세대(59㎡ 367세대, 72㎡ 298세대, 84㎡ 538세대)를 건립할 계획이다. 부지는 공사가 소유하되 시공과 분양을 민간사업자가 맡는 방식이다. 일광 택지지구 내 공동주택 일부도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이곳은 지난달 말 GS건설 컨소시엄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결정되면서 탄력이 붙은 상태다.

공사는 사업 계획 당시만해도 국제산업물류도시, 미음지구일반산업단지, 생곡지구일반산업단지 등 산단은 많은 반면 근로자를 수용할 만한 주택 물량은 적은 만큼 분양과 시공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교통이나 교육시설 등 단지 주변 인프라가 부실한 것이 걸림돌로 부상했다. 특히 해당 부지를 제외하고 인근에 아파트가 없어 '나 홀로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로 작용했다. 또 설명회에 참석한 지역 건설사의 절반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가 없는데다 나머지도 대형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는 부지 매각, 분양일정 연기, 일반 입찰을 통한 시공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산업용지 분양에도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전체 면적 567만4000㎡ 중 핵심인 산업시설용지는 315만 ㎡로 현재까지 60%가량이 단계적으로 분양됐다. 그러나 지난 8월 분양을 시작한 12개 필지 13만5000㎡의 경우 1개 필지(992㎡)를 제외한 11개 필지가 무더기로 미분양됐다. 공사는 일시적으로 분양을 중단했다가 지난 23일 재분양을 시작했으나 아직 구매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상황이다. 공사는 조선업 불황 등 경기 악화의 여파가 용지 분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공공주택은 30일까지 사업계획 의향서를 받기로 했는데 업계 반응이 차가워 난감한 상황"이라며 "산업용지는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급격하게 문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