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후 2년 새 33% 증가
- 저평가된 부산에 투자자 몰려
- 2014년 재건축 연한 단축되고
- 분양가 상한제 폐지되며 '광풍'
- 전세가격도 127%나 고공행진
부산의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상승세는 여전하다. 특히 올해 분양 시장은 연일 대박을 치면서 부산 지역 아파트들이 전국 청약 경쟁률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왜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일까. 지난 10년간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해봤다.
■서울 뛰고 부산 날고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06년만해도 462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올해는 910만 원으로 97%나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7~2008년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까지만해도 부산의 집값이 급등 수준은 아니었다. 2009년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51만 원으로 2006년과 비교하면 19% 가량 오른 수준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시고 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1년에는 735만 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33%가 뛰었다.
2012년과 2013년 잠시 주춤했으나 2014년 재건축 가능 연한 단축 등 재건축 완화를 골자로하는 9·1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저금리 기조가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분양가 상한제까지 폐지되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에서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보면 2007년 5%에서 2009년 2%로 떨어졌다가 다시 2011년 3.25%까지 오르지만 2015년부터는 줄곧 1%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외지인 투자도 많이 늘어났지만 2010~2011년 상승기에는 부산 내에서도 아파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너도나도 투자에 나선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서울은 2006년 3.3㎡당 평균 매매가는 1719만 원이었으며, 2016년엔 1887만 원으로 10%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서울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였던 것에 반해 부산은 한동안 정체된 아파트값이 금융위기 이후 한꺼번에 뛰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많이 오른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부산의 아파트가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투자가 집중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월간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경우 2006년 11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4.58%를 찍는 등 2008년까지 매달 0.1~0.2%가량 꾸준히 상승 했다. 그러나 부산은 2007년 10월까지도 0.1%를 넘지 못하는 등 상승률 면에선 서울에서 한참 뒤졌다. 그러나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2011년 4월엔 3.5%를 기록하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전세가 매매를 앞질렀다
2006년 부산의 3.3㎡당 평균 전세가는 283만 원으로 매매가(462만 원)의 61%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차이는 조금씩 줄어들어 2009년 62%, 2011년 64%에서 올해는 70%까지 높아졌다. 전세가격으로 보더라도 2016년 3.3㎡평균 전세가는 641만 원으로 2006년에 비해 127% 올라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처럼 전세가가 오르면서 수천 만 원만 가지고 있으면 아파트 한 채를 사서 전세를 놓을 수 있게 되자 이른바 '갭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투자 수요 증가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격차가 점차 줄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시 매매가 상승률이 전세가를 앞서 나가고 있다. 매매가 상승이 전세가 인상을 부르고, 다시 전세가가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최근 상황을 보면 분양권 프리미엄 상승이 기존 아파트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매매가가 오르니 전세가도 오르고 있다"며 "최근엔 전세가 상승이 주춤하지만 내년 봄 이사철이 되면 전세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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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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