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시스템은 27% 최하위권
- 신뢰 회복땐 경제성장률 상승

타인에 대한 신뢰도와 경제성장률 간 상관 관계를 국가별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경제계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사회적 신뢰도가 향상되면 성장률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결론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대부분의 조사 항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하위권이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대 김병연 교수팀과 함께 OECD 조사 자료 등을 근거로 국가별 사회 신뢰도와 성장률을 분석한 '한국의 사회적 자본 축적 실태와 대응과제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우선 OECD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국민은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1200명 중 26.6%인 318명만이 '그렇다'고 답해 23위(비율 기준)에 머물렀다. 35개국 평균은 36.0%였다. 1위인 덴마크(74.9%)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그렇다'는 답변은 77.5%로 최하위권인 34위에 머물렀다. 이스라엘이 97.3%로 1위를 차지했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한국의 신뢰도 역시 27%로 34개국 중 3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사회규범 지수는 86.6점(100점 만점)으로 조사 대상 22개국 중 1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1위는 일본(93.8점)이었다.

문제는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사회의 불신 정도가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점이다.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 기법을 통한 대한상의와 김 교수의 조사 결과를 보면, 26.6%인 한국의 '타인 신뢰도'가 덴마크와 노르웨이(72.9%), 스웨덴(61.8%) 등 북유럽 국가 수준(평균 69.9%)으로 향상되면 성장률은 1.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상의는 "사회적 신뢰도만 높아져도 현재 2% 후반인 한국의 성장률이 4%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사회적 자본 축적을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