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응·접대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부정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저녁 모임이 줄면서 빨리 귀가해 혼자 또는 가족들과 술을 즐기는 이른바 혼술(혼자 음주)·홈술(집에서 음주)남녀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냉동만두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 편의점은 25일 청탁금지법이 발효된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냉장안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1%나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청탁금지법 시행 직전(9월 27일)까지 증가율(작년 동기 대비·38.1%)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안줏거리가 될 만한 식품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9월 28일 이후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배(243%↑)로 불었다. 특히 저녁~밤 시간 도시락 매출이 크게 늘면서 10월 이후 증가율이 1~9월(196%)을 앞질렀다고 한다.

떡볶이·피자·샐러드 등 냉장 간편식과 김밥, 덮밥류 매출도 각각 46.2%, 119.2%, 199.9% 뛰었다.

편의점의 술 판매 실적도 주종과 관계없이 늘어나는 추세다. 법 시행 이후 전체 맥주, 수입 맥주, 소주 매출 증가율은 각각 20.4%, 33.5%, 20.8%로 집계됐다.

집 인근 상가 주점의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대형아파트 상가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후 저녁과 밤에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부분이 아파트 주민으로 보통 맥주 한 잔 하고 집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부산지역 대형마트에도 밤에 술을 사거나 안주를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저녁 시간 이후 간단한 안주와 술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안주와 술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한 대형 쇼핑몰은 9월 28일 법 시행 이후 안주 상품군으로 분류되는 오징어·육포·쥐포, 맛밤·견과·가공안주, 치즈, 냉동식품(만두·피자·어묵 등) 매출이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82%, 151%, 2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