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금리인상 앞둬 리스크 상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순자산이 20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부동산펀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수는 262개, 전체 순자산 규모는 20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94개·13조 원)과 비교해 각각 35.0%와 55.3% 급증한 것이다. 국내에 해외 부동산펀드가 도입된 2006년만 해도 해당 펀드는 7개에 불과했다. 자산 역시 3000억 원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펀드 수와 순자산 규모는 연평균 각각 52.1%와 66.7% 증가하며 성장세를 구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이 23조9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 부동산펀드가 종전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 부동산펀드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투자 펀드시장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1.3%에서 지난달 말 23.9%로 18배 이상으로 커졌다. 262개 해외 부동산펀드 가운데 공모형과 사모형은 각각 16개와 246개로 사모형이 93.9%를 차지했다. 순자산 금액으로도 투자금의 94.6%가 사모형에 집중됐다. 투자고객은 법인이나 금융기관 등 기관 투자자가 96.8%로 대다수였고, 개인은 3.2%에 불과했다.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일반 투자자가 간접적으로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가 실물자산에 투자하려면 최소 1억 원을 사모펀드에 넣어야 했지만 재간접펀드를 이용하면 최소 투자금이 500만 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 자산운용사에 해외 재간접펀드 현지 운용사를 선정할 때 리스크 관리 조직 평가를 추가하라고 요구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내용의 경영 유의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