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시장 값싼 중국산 밀려
- 업계, 장려금 등 지원 목소리

외국산 고등어의 안팎 공세에 국내 연근해 고등어 산업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내 고등어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내수 점유율이 높아지는 데다 활로로 주목되는 국외시장까지 중국산 저가 고등어에 밀려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런 우려가 제기된 것은 최근 고등어의 90% 이상을 잡는 대형선망수협이 해외시장 공략을 타진한 게 계기이다. 미세먼지 논란 등 여파로 소비 부진이 심화하고 국내 소비가 적은 250g 미만 참고등어와 난류성 점고등어 조업이 늘자 그 타개책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외시장분석센터의 올해 1~8월 고등어 수출량 통계를 보더라도 해외수출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올해 1~8월 고등어 수출량이 1만421t으로 지난해 1만5590t 대비 33.2% 줄었기 때문이다.

이 중 탄자니아 쪽 사료용 고등어 수출량(5000t)이 지난해(3500t) 대비 42% 늘었지만, 이 시장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수출업체의 분석이다. 국내 사료용 점고등어와 250g 미만 참고등어 주 수출처였던 아프리카 시장을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 고등어 수출업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선사들이 고등어를 잡자마자 배에서 바로 동결하면서 육상 가공을 하는 국내산에 비해 품질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수출업체들도 별도의 가공 처리 없이 중국 쪽 상품을 수입해 아프리카에 역수출하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고등어 수출 전문인 은강기업 김동현 대표는 "큰 사이즈 고등어 조업이 줄면서 이 상품 내수시장은 점점 노르웨이 쪽에 빼앗기고 있다"며 "잘못하면 고등어의 내수·수출시장 모두 빼앗겨 수출·생산·유통업자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 노르웨이 고등어의 한국 수출량은 1만751t으로 전년 동기(6199t) 대비 73%나 급증했다. 국내 조업에서 줄어드는 중간 크기 고등어까지 노르웨이 산이 시장을 확대해 선망업계의 시름은 더 커지고 있다.

정부가 수출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 역시 양질의 업체를 가려야 한다. 최근 해외에 불량 제품을 팔아넘긴 뒤 '먹튀'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 때문에 한국 제품의 이미지가 더 나빠지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높다.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고등어환 등으로 미주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는 SM생명공학 등 업체처럼 가공품 수출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성신수산 김일성 대표는 "감자칩 판매가 늘면서 감자 수요가 증가한 것처럼 대형선망 개발 고등어 과자 고짱 같은 가공품 개발에 정부 지원을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강 김 대표는 "러시아 쪽에는 통조림 수요가 많다. 법 제도 개선만 하면 시장은 아직 크다"고 말했다.

이승륜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