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촬영지 미션 수행 투어
- 산복도로 달빛극장 체험 등도

최근 여행 트렌드가 '보는 관광'에서 '하는 관광'으로 진화하면서 부산에서도 역사·문화를 활용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관광콘텐츠를 다각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일제강점기 일본군포진지로 사용됐던 인공동굴에 가상·증강현실 체험관 조성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일본이 본토 공격에 대비해 주요 공해상의 길목에 구축한 포진지는 부산에만 이기대 가덕도 태종대 등 20여 개소다. 이기대에 위치한 포진지는 내부길이 45m 폭 14m 높이 2.6m의 규모로, 이기대공원과 오륙도 신선대유원지 등 인근 관광자원을 연계해 이색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동굴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살려 음산한 분위기의 공포체험이나 이기대 바닷속 심해 및 스카이워킹 등 체험형 VR(가상현실·Virtual Reality) 콘텐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또 포진지의 역사성을 활용한 홀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역사 콘텐츠도 함께 구축한다. 사업비는 포진지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계인 HMD(Head Mount Display) 장비 구입 등에 25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기대 갈맷길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화를 기대한다. 시 곽동식 관광산업과장은 "최근 에버랜드에서 '기어VR'을 활용한 어드벤처관을 오픈하는 등 가상·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직접적인 수익성과는 별도로 이기대를 찾는 관광객에게 또 다른 체험관광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이어지는 부산 가을 여행주간에도 '영화 속 숨은 부산 보물찾기'를 주제로 체험형 프로모션을 펼친다. 유네스코 지정 영화창의도시 부산을 알리고, 부산 곳곳의 영화테마 콘텐츠를 묶어 관광코스로 만들었다. 먼저 '부산 무비로드 헌팅투어'는 관광객이 부산의 영화촬영지를 방문하고 장소별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 스탬프 획득 수에 따라 왕복항공권, 호텔숙박권 등 경품을 지급한다.

다음 달 4, 5일에는 영화의전당에서 지역 특산품인 어묵과 시원소주 미니어처 기념품을 제공하는 '어소옵쇼(show)'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TV 앵커 및 라디오 DJ 체험(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과 영화촬영지와 숨은 명소를 소개하는 부산관광사진전(영화의전당), 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 체험을 마련했다. 부산역광장 안내센터에는 현장접수를 통해 당일 출발하는 영화여행 투어 상품도 운용한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 전기차를 이용해 부산의 관광명소를 돌아보면서 미션수행을 하는 '레디 액션(Ready Action)! 영화 속 부산 에코랠리'도 진행된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