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구용품 27%·테니스 15% 증가
- 제철 맞은 등산용품 47%나 늘어
- "저녁시간 회식 대신 취미 활동"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스포츠용품 시장 지형도 변하고 있다. 일명 '접대용 스포츠'로 불리던 골프 관련 용품 판매가 급감하고, 가족 및 이웃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탁구 테니스 수영 등은 용품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최근 20여 일 동안 골프 관련 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스포츠 관련 상품군의 매출 동향을 종목별로 분석한 결과 골프채, 골프의류 등 골프용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집 근처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용품의 매출은 급증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미니 탁구대, 탁구채 등 탁구용품의 매출이 27% 늘었고, 테니스복 라켓 등 테니스 관련 용품도 15%나 증가했다. 가을 등산철을 맞은 등산용품과 수영복 매출도 각각 47%, 19% 늘었다.

이러한 매출 변화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접대나 회식 등이 줄어들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직장인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거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동호인 문화가 형성돼 있는 탁구, 테니스, 수영, 등산과 같은 생활체육의 용품 매출이 호조를 띠는 것으로 이마트는 보고 있다.

또 사람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면서 경기를 하지 않아도 체계적으로 체력관리를 하기 위해 헬스장을 찾거나 혼자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운동복이나 헬스 장갑, 아령 등 헬스 관련 용품 매출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1~20일 골프용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감소했다. 반면 헬스용품은 전년 대비 46.3%나 매출이 급증했고, 탁구용품 31.4% 테니스용품 19.0% 수영용품 12.3%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무의 연장으로 인식되던 퇴근 이후 시간을 취미생활과 자기계발에 활용하는 분위기가 고조 되면서 생활체육용품의 매출은 늘고 골프용품 매출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