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례·장안일반산단 입주 시작
- 거주 수요 크게 늘면서 공급 달려
- 인접 해운대 등 집값 상승도 한몫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한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의 급상승 여파가 비교적 외곽인 기장군의 전·월세 품귀현상까지 초래하면서 이 지역의 전세가 고공행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전세는 매매와는 달리 실제 거주 수요를 반영하고 있어 이 같은 전세가 오름세가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20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장군 지역 가운데 비교적 아파트 밀집지로 꼽히는 정관신도시와 기장읍을 중심으로 전·월세 물량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며 올 들어 전세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서베이가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부산지역 구·군별 전세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기장군이 10.79%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0.03% 오른 연제구였다. 기장군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5.15%로 6위에 그쳤다. 매매가 상승률 1, 2위를 차지한 해운대구와 수영구는 전세 가격 변동률이 각각 8.49%와 7.15%에 머물렀다.

기장군 내 단지별 상위 10위를 보면 기장읍과 정관읍이 나란히 5곳씩 포함됐고, 이 중 일부 단지는 같은 기간 25.8%나 올랐다.

기장군의 전세가 상승을 이끈 요인 중 하나는 수요의 증가다. 장안읍에 위치한 명례산단 장안일반산단 등 군내 산업단지가 잇따라 준공돼 기업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거주 수요가 커지는 반면 공급은 주춤하다. 기장군 입주물량은 지난 2013년 6440세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해 올해는 1329세대에 그쳤다.

정관읍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는 고사하고 월세로 나오는 것도 별로 없다"며 "신규 입주 아파트도 당장은 없어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래구와 해운대구 금정구 등 기장군 인접 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장군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동래구의 실평수 84.5㎡ 아파트 전세가는 3억 내외, 기장군은 2억대 초·중반이다. 특히 정관읍은 대부분이 2012년 이후 입주한 신규아파트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지난해 해운대의 전세가가 오른 후 올해 매매가가 오른 것처럼 전세가가 매매가의 75% 수준이 되면 매매가도 움직인다"며 "기장읍은 일부 아파트의 전세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다가 한꺼번에 오르면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