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꿈꾸는 자녀를 위해 금전적 지원을 고려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증여세 문제가 항상 걱정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이하 과세특례)가 그것이다. 창업자금에서 5억 원을 공제하고 세율을 10%로 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과세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자격요건이 엄격한 편이다. 60세 이상의 부모(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조부모 또는 외조부모)로부터 증여일 현재 18세 이상인 거주자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닌 자산을 30억 원 한도 내에서 증여받아야 한다. 또 수증자는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중소기업을 창업하여야 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축산·어업, 여관업, 임대업, 유흥음식점업 등의 창업은 특례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까지 증여세 신고와 함께 창업자금 특례신청서 및 사용내역서를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A 씨는 음식점 창업을 하려는 아들에게 6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녀는 건물 임차보증금 4억 원, 인테리어 및 집기·비품 구입비용으로 2억 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A 씨 아들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9450만 원이지만, 업종과 자금용처가 과세특례 요건에 부합해 과세특례를 신청하면 1000만 원의 증여세만 부담하면 된다. A 씨가 5억 원을 지원한다면 공제금액 범위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증여세를 한 푼도 안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창업자금을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창업하지 않거나, 3년이 되는 날까지 해당 목적에 모두 사용하지 않을 경우 증여세가 추징된다. 증여를 받은 뒤 10년 이내에 창업자금을 사업용도 이외의 목적에 사용하거나 폐업·휴업을 하는 경우도 증여세 추징의 사유가 된다.

이처럼 과세특례 제도를 이용하기 전에 까다로운 요건과 엄격한 사후관리로 인해 법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들을 계속해서 충족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려한 후 과세특례를 신청해야 한다.

이상근·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