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서도 조만간 공급 중단 예정
- 정부도 원인·안전성 조사 돌입

지난달 말부터 판매가 재개된 새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에서도 발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삼성전자가 소비자 안전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해당 제품에 대한 '일시적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발화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과 관련해 제품 설계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도 새 갤노트7에 대한 안전성 조사에 착수했다.

10일 삼성전자 협력사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물량을 책임지는 베트남 공장 등에서의 갤노트7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한국 미국 중국 등 각국 정부 기관과 함께 발화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유럽과 인도 등에 대한 갤노트7 공급 재개도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역시 조만간 해당 제품의 공급을 중단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과 스프린트 등 4대 이통사 모두가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처는 지난달 초 이뤄진 갤노트7 전량 리콜과 하순부터 재개된 새 제품 판매 이후에도 발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소비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현재 국내외 주요 언론매체 등을 통해 알려진 새 갤노트7의 발화 건수는 미국에서 5건, 한국 중국 대만의 경우 1건씩이다. 이 중 해외 사례 7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 사례의 경우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아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등이 진행한 조사에서 "강한 외부 충격이나 눌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의 조사 결과는 이번 주 중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결함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삼성전자의 '원인 진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일체형 스마트폰으로 설계를 바꾸면서 발화 위험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성능 향상에만 심혈을 기울이다가 문제를 간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발화 원인을 포함한 안전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달 말부터 재판매된 새 갤노트7의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구입한 새 제품은 교환 물량과 신규 판매를 합쳐 약 45만대다. 아직 교환되지 않은 종전 물량까지 포함하면 50만대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방법은 환불(개통 철회)이다. 다만 아직 환불과 관련해 정해진 방침은 없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2% 하락한 168만 원에 장을 마쳤다. 이석주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