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금리 변동 땐 추가인상 우려
- 집단·예·적금 대출 등은 하락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8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주담대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해당 금리는 당분간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70%로 전월(2.66%)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3.04%에서 12월 3.12%로 상승한 이후 8개월 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연 1.25%) 등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주담대 금리가 지난달 상승세를 탄 것은 은행권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과 관련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담대가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담대 증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오는 12월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의 상승 전환은 가계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기 어렵게 되고 장기적으로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담대를 제외한 다른 가계대출 금리는 대체로 떨어졌다. 집단대출 금리는 2.79%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예·적금 담보대출(2.94%)과 보증대출(2.85%) 금리도 각각 0.06%포인트와 0.07%포인트 내려갔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4.24%로 7월과 같았다.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2.95%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 등)의 금리를 보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2.13%)와 일반대출 금리(11.44%)는 각각 0.02%포인트와 0.24%포인트 뛰었다.

이는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층이 2금융권으로 많이 이동하자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내는 데 공을 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