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관련주 10% 안팎 하락
- 업계 "유통업 악영향 제한적"

부정청탁 등을 근절하기 위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8일부터 시행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법 시행에 따른 파장과 '옥석주' 가리기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물 수요 감소가 일부 유통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증권업계는 가공식품과 편의점 관련 종목을 수혜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련 종목을 피해주로 보고 있다.

■동원F&B 일주일간 7.24%나 상승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일단 편의점주가 꼽힌다. 편의점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단가가 낮은 선물세트를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는 만큼 해당 상품군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LIG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편의점은 김영란법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상대적인 프리미엄이 부각될 수 있다"며 BGF리테일 등을 '김영란법 수혜주'로 제시했다. 아울러 해당 종목의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간 BGF리테일의 주가는 지난 19일 18만5500원에서 26일 19만7500원으로 6.50%나 올랐다. GS리테일의 주가도 6.70%(4만6250원→4만9350원)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1.55%)보다 4.5배 정도 컸던 셈이다.

김영란법이 가공식품 업체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가공식품 업체들의 선물세트 가격이 대부분 4만~5만 원대인 점을 고려할 때 고가 선물에 대한 대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사조산업 ▷오뚜기 등이 있다. CJ제일제당은 36만6000원에서 37만1000원으로 1.37%, 동원F&B와 대상도 각각 7.24%(21만4000원→22만9500원)와 0.52%(2만8700원→2만8850원) 올랐다. 사조산업은 3.04%, 오뚜기는 8.32% 상승했다.

■유통업 악영향 제한적 수준일 수도

반면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신세계와 이마트 등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를 거느린 상장사의 주가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실제로 이들 종목 대부분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선물 수요 감소 등의 우려가 선반영된 탓에 이미 지난 6월부터 주가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21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65% 상승했지만, 주요 유통주 주가는 1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이마트는 18만2000원에서 15만7000원으로 13.74%나 빠졌다. 롯데쇼핑(-11.82%)과 현대백화점(-11.32%), 신세계(-8.67%)도 곤두박질쳤다.

이와 함께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새로운 부패 방지법 : KT&G·신세계·현대백화점·이마트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김영란법 시행을 이유로 이들 4개 종목의 내년도 순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현대백화점에 대해서는 3681억 원에서 3387억 원으로, KT&G와 관련해서도 홍삼 등 인삼 선물세트 부문에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로 1조2611억 원에서 1조1980억 원으로 낮췄다.

다만 김영란법이 시장의 우려와 달리 유통주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법 시행 초기인 만큼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식당은 모르겠지만 유통업에 대한 악영향은 애초 우려처럼 크지 않고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란법에 따른 예상 수혜·피해주]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