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A "통합 협상 계속하겠다"
- 자본금 570억…추후 증자 예정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가 부산 북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터미널 운영사 통합작업이 결국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23일 북항의 4개 운영사 중 CJ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 2곳과 '북항 통합 운영사 설립을 위한 합병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신선대부두, 부산인터내셔널은 감만부두의 운영사이다.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과 신감만부두를 운영하는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계약에서 빠졌다.

BPA는 지난해 12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북항 4개 터미널 운영사와 기본협약을 체결한 후 그동안 구체적인 통합 조건을 놓고 9개월 동안 협상을 벌여왔다. 계약에서 빠진 한국허치슨 등은 "북항 경쟁력 제고를 위한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동안 제시된 조건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2개 운영사가 가장 문제로 삼은 부분은 지분율 산정 방법, 자산평가액과 통합법인 출자액과의 차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BPA는 10월 말까지 주주협약, 법인 등록 등을 마치고 11월 1일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통합법인은 자본금 570억 원으로 출발하고, 항만공사와 근해선사들은 추후 증자 때 각각 지분율 20%와 10%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반쪽짜리 형태로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북항 경쟁력 강화라는 애초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북항 운영사들은 신항에 물량을 빼앗겨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왔으며, 일부 선석을 놀리고 있다.

BPA 관계자는 "통합 후에 놀리는 선석을 반납받아 임대료 부담을 줄이고 하역료 덤핑을 막아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었지만 일단 절반만 참여하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나머지 2개 터미널과도 완전 통합을 위해 계속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렬 기자

◇ 부산 북항 컨테이너 터미널 시설 현황 터미널 운영사 선석 · 처리 능력 신선대 CJ 대한통운 5 · 200만 TEU 감만 부산 인터내셔널 4 · 156만 TEU 신감만 동부부산컨테이너 3 ·  78만 TEU 자성대 한국허치슨 5 · 170만 TEU ※자료 : 부산지방해양수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