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상선 포워드호 부산항 투입
- 애초 6m짜리 '컨' 1300개 계획
- 100여 개 더 싣고 미국 LA행
- 한진 동맹사 7척 오늘부터 추가
- 엉켜버린 화물흐름 복구 안간힘
- 중국 일부 화주 현지 지점서 항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빚어진 글로벌 물류대란이 열흘째를 맞으면서 화물을 발송하지 못한 화주들의 눈물겨운 배송 작전이 국내외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9일 낮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행 대체 선박의 경우 "정말 시급한 우리 화물 하나만이라도 끼워달라"는 화주들의 성화 때문에 입항 일정이 하루 반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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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현대상선의 첫 대체선박인 현대포워드호가 9일 부산항 신항에 입항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이 선박은 오는 20일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첫 번째 대체 선박을 잡아라"
정부가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을 대체하기 위해 이달 중 부산항에 투입하기로 한 4척의 현대상선 선박 중 첫 번째인 현대포워드호는 애초 계획보다 34시간이 지연된 9일 낮 12시께 부산 신항 1부두인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에 들어왔다.
애초 이 배는 8일 새벽 2시 입항해 6m짜리 컨테이너 1300개를 싣고 당일 오후 4시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입항 시간이 9일 새벽 2시로 1차 변경됐다가 9일 낮 12시로 다시 바뀌었다. 이 같은 입항 지연은 한때 부산지역 물류업계에서는 입·출항 신고 등 행정적 절차의 미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첫 번째 대체 선박이 8일에 떠난다는 소식을 접한 화주들의 다급한 SOS 신호가 빗발쳤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BPA) 등 복수의 항만 당국 관계자는 "행정 서류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급한 화물을 실어 보내려는 화주들의 읍소가 선사 측에 쇄도하면서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애초 계획보다 100여 개를 더 싣고 이날 밤 9시께 부산항을 떠난 현대포워드호는 오는 20일께 미국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국 화주·선사들도 몸부림
한진해운이 속한 'CKYHE' 동맹의 외국 선사들도 화주들로부터 받는 엄청난 항의에 직면한 상황에서 복잡한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화물 흐름을 풀어내기 위해 10일부터 긴급 대체선박 7척을 부산항에 투입한다.
BPA에 따르면 대만의 양밍은 10일과 오는 22일, 29일에 1척씩을 부산항에 투입한다.
선박 규모는 컨테이너 8500개짜리 1척과 4500개짜리 2척이다. 이들 배는 한진해운 선박에 실렸다가 부산항에 내려져 더는 움직이지 못 하고 있는 자사의 화물을 싣고 미국으로 간다.
중국의 코스코도 오는 13일 5000개를 실을 수 있는 1척을 부산항~북미 항로에, 일본의 K-라인은 2척을 미주 항로와 대양주 항로에 추가로 투입한다. 대만 에버그린은 8000개짜리 1척을 미주 항로에 추가로 투입해 부산항에 기항시킨다. 현재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외국 동맹 선사의 화물은 9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현지의 격앙된 일부 화주는 한진해운 현지 지점에 들어가 고성을 지르면서 문제해결을 요구하거나 아예 통곡을 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항만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BPA의 한 관계자는 "통상 3개월의 유효 기간을 가진 식품 분야의 화주들이 특히 타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중소기업들의 화물이 가장 많이 몰리는 칭따오항에서 미주로 향하는 화물 운송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렬 정옥재 기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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