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얼라이언스 참여 선사들
- 이달 중 사실상 확정 계획

- 당정·대주주 1000억씩 지원
- 미국 법원도 파산보호 승인
- 동맹선사들에 긍정 신호로

- "잔류는 회생의 필수조건
- 한진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긴급 지원책 발표와 미국 법원 판결로 일단 세계 해운동맹 잔류를 위한 청신호는 켜진 셈이다. 한진해운이 사느냐 죽느냐는 이 문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사적으로 제3의 해운동맹 세력인 디얼라이언스의 잔류에 매달려야 한다."
법정관리 돌입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한진해운이 세계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잔류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전기를 맞아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운동맹 잔류는 주요 선사 5, 6개씩 결합된 동맹체 단위로 선박과 노선 배정이 이뤄지는 현 세계 해운물류 시장 질서에 계속 남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영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한진해운 회생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사안이다.

7일 해운항만업계와 관련 국책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의 공익채권 발행 가능성 언급, 지난 6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1000억 원 긴급 유동성 확보 방침, 정부와 새누리당의 1000억 원 +α' 지원 계획 발표에 이어 7일 나온 미국 법원의 임시 파산보호신청 승인 소식 등이 해운동맹에 매인 한진해운의 운명에 대한 긍정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이 기존 해운동맹체인 CKYHE로부터는 공동 선석 배정 등을 받지 못하고 사실상 퇴출됐지만, 내년 4월 전 세계적인 해운동맹체제 재편과 함께 발족하는 '디얼라이언스'의 멤버로 남을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디얼라이언스 결성 과정에서 한진해운은 하파그로이드와 함께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한진해운은 세계 2위(7월 현재) 환적항만이자 동북아 환적거점항만인 부산항을 모항으로 삼고 있어 동맹체에서 중심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법정관리 사태로 불확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내 '한진위기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김우호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정부와 대주주의 긴급자금 지원 선언, 정부의 공익채권 검토 방침 및 함부르크 등 거점항만 운용 발표 등은 세계 해운시장에 회생 가능성 신호를 줬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디얼라이언스의 노선 협의 과정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한진해운이 디얼라이언스 잔류 확정 승인을 받는다면 잔존영업가치 여부를 판단할 법정관리단 조사위원회 10월 중순 보고서에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법원과 정부, 채권단에도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내년 4월 발족하는 디얼라이언스는 통상적으로 해운동맹체들이 영업 개시 6개월 전까지 소속 선사 간 노선 운용계획을 확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달 말까지는 노선협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여러 청신호에다 최고의 우량자산인 40년 영업력과 초우량 네트워크를 앞세우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디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도 한진 측에 정부 이행보증 등 어떤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은 6일(현지시간) 지난 2일 한진해운이 제기한 파산보호 신청을 일시적으로 받아들였다.

※ 디얼라이언스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는 한국의 한진해운을 비롯해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MOL, NYK, K-LINE, 대만 양밍 등이 참여한다. 이들 해운업체는 내년 4월 1일부터 아시아~유럽 등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공동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디얼라이언스는 세계 1위 머스크라인과 2위 MSC가 결성한 2M,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을 중심으로 중국과 대만의 선사들이 결성한 '오션'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 3 해운동맹이다.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