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재무 상태 등 공개 안 돼
- 브로커 허위 정보에 쉽게 속아

장외주식시장이 올해 들어 커지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위험도가 높은 장외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 접근이 어렵다 보니 불법 브로커들에 현혹되는 투자자도 많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외주식 공식 거래시장인 'K-OTC'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3억9000여만 원 수준이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8월 8억9000여만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일 평균 거래량 역시 연초 50만 주에서 같은 기간 165만 주까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사설 사이트와 브로커, 개인 거래 등을 통해 거래되는 장외주식의 규모가 공식 시장의 30배에 달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장외 주식은 유가증권 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 조건을 채우지 못 해 장외에서 거래되는 주식이다. 비공식 주식시장으로 시세 파악이 어렵고, 공인된 시장 관리자가 거래를 중개하지 않아 직접 매매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상장 후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투자로 불린다.

하지만 기업공개 후 상장한 정규 시장의 기업들과 달리 장외에서 거래되는 업체에 관한 정보는 일반인들이 쉽게 얻을 수 없어 문제가 된다. 투자자들은 K-OTC에서 거래되는 137개사의 주식을 제외한 수천개 기업의 재무상태 등의 정보를 모두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이 때문에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이모(30)씨와 같은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씨는 투자자들을 속여 최소 200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씨는 투자자들을 모아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거액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증권 관련 케이블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은 이씨는 2014년 유사 투자자문사인 M사를 설립, 유료 회원들에게 주가가 내려가면 환불해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 모은 혐의도 있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은 이씨를 고소·고발한 사람은 40명이지만 이씨가 1000여 명의 주식거래에 관여한 만큼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변질된 장외주식시장의 정보공개를 투명화하고 양성화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불법 거래를 하는 이유는 세금을 피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시세차익에 대해 10%의 양도소득세를 내는 만큼 이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