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약세 따른 반사이익
- 주요 은행주 배당수익률 높고
- 인수·자사주 매입·호실적 영향
- BNK금융 등 올들어 상승세

은행주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 26일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발언으로 9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목 받으면서 은행주는 견고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금리 인상의 수혜주로 꼽히고, 순이자마진 감소에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전통적으로 배당주는 9월에 오름세를 보였다.
■배당수익률·저평가 매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거래소 은행업지수는 전날보다 1.63% 오른 226.08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체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은행 지주사를 포함한 금융업지수도 0.72% 상승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제주은행이 11.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하나금융지주(2.98%), KB금융(2.81%), 우리은행(1.9%), 기업은행(1.31%), 신한지주(1.25%) 등 은행주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미 금리 인상 우려에 -0.2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주가 미국의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억제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은행주를 금리 인상 수혜주로 인식해 국내 기관들의 수급이 몰리면 당분간 은행주의 상승률이 시장 상승률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주요 은행주의 높은 배당수익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원화 약세와 함께 외국계 자본 이탈로 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진다. 최근 10년간 '코스피200 고배당지수'의 월간 성과를 보면 9월 평균 수익률이 2%로 집계됐다.

저평가 매력도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은행주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6배로, 회사의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 증권가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고 있는 경기 민감주와 수출주는 비중을 줄이고 계절적으로 성과가 좋은 배당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실적 지렛대 추가 상승할까

KB금융·하나금융·신한지주·우리은행·BNK금융 등 주요 은행주들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인다. 우선 현대증권을 흡수해 몸집을 부풀린 KB금융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KB금융은 지난 2월 12일 주가가 2만7600원까지 떨어졌으나 8월 들어 연고점인 3만8000원을 찍었다. 1만 원 넘게 주가가 올라 최저가 대비 37.7% 상승했다.

KB금융의 상승세는 현대증권 인수와 상반기 호실적 덕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4년 만에 당기순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일반관리비가 지난해 동기대비 13.2% 줄어든 데다가 대출금이 증가하면서 예상외의 '깜짝' 실적을 거뒀다. 최근 5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 영향을 줬다.

하나금융의 주가도 연초 1만9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3만 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순이자마진 하락과 순이익 감소로 지난 1월 20일 연저점인 1만9450원까지 떨어졌지만 하나와 외환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BNK금융도 연초대비 주가가 4.22% 상승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주가수익비율(PER)도 4.81배에 불과해 증시에 상장된 10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적도 올 2분기에 부산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3%로 전 분기 대비 1bp(0.01%) 상승했고, 경남은행의 NIM은 2.17%로 전 분기 대비 4bp 올라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이현동 서면지점장은 "은행들의 체질 개선, 다른 업종에 견줘 현저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 배당확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상승 동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