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도 11.3원 올라
- 현실화 땐 수출기업 피해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29일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일제히 요동쳤다. '시기'만 문제일 뿐 다수의 전문가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어 주식·외환시장을 포함한 한국 경제에 또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5포인트(0.25%) 하락한 2032.35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가 '대장주'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박스권' 탈출의 기대감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한 이후 '연내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6.85포인트(2.48%) 내려간 663.58에 장을 마쳤다. 이 하락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지난 6월 24일(-4.76%)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11.3원 오른 1125.0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롤러코스터 추세의 '환율 급등락'이 지속되면 기업들이 '환리스크'에 대응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옐런 의장의 말 한마디에 국내 주식·외환시장이 출렁이면서 올해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놓고 한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이 타격을 받아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비롯해 이들 국가로의 수출에 의존하는 상당수 기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로(0) 금리 종지부' 결정을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에 대한 수출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며 "특히 동남권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과 자동차부품, 철강 등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