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품목 확대…매년 10% 성장

3살 아들을 키우는 주부 이성현(여·33·부산진구 당감동) 씨는 종종 장난감도서관에서 장난감을 빌려 쓴다. 이 씨는 "연회비 1만 원을 내면 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춰 유명브랜드의 고급 장난감 등을 싸게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에 에어컨 판매량 역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2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던 2013년(200만대)보다 10%가량 많은 양이다. 16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월드타워점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적인 경기 불황 속에 20, 30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물건을 빌려 쓰는 소비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국내 렌털(Rental·대여)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정수기 등 생활가전 제품뿐 아니라 장난감 등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털 시장은 16조9000억 원으로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고가의 제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최근의 소비 경향은 물론 렌털 업체가 사후 관리까지 해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렌털업체들은 대상 품목을 늘리는 등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월 침대 매트리스를 대여해주고 4개월마다 전문가가 방문해 관리해 주는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웨이는 매트리스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주는 '홈케어닥터'를 두고 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도 렌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업계 최초로 서울 본점에 고급 의류와 주얼리, 가방 등을 빌려주는 렌털 전문매장 '살롱 드 샬롯'를 열어 돌잔치 결혼식 등에 입는 프리미엄 의류 상품을 빌려준다. 본점에서의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부산에서도 렌털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현대렌털케어'라는 신설 법인을 세워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에어컨 등을 빌려주고 관리해준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