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가상계좌에 3차례 취합
- 하위등급에 7400여만 원 재분배
- 정부 성과주의 정책 한계 노출
- 신항 욕망산 석재 대책도 지적

부산항만공사(BPA) 직원 대부분이 2014년 말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성과급을 재분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철저히 업무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정부의 성과주의를 무력화한 것이다.

17일 감사원이 발표한 '부산 등 4개 항만공사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보면, BPA는 이 기간 ▷2014년도 내부평가급(3억4900여만 원) ▷2014년도 경영평가성과급(8억6900여만 원) ▷2015년도 내부평가급(5억6000여만 원) 등 17억7000여만 원의 성과급을 취합한 뒤 그중 7400여만 원을 재배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성과급 나눠먹기에 참여한 직원은 일반직원이 93%, 간부급 직원은 94%나 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BPA 소속 직원 149명은 2014년 성과급 지급액이 차이가 나면 직원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성과급을 적게 받는 직원들은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재배분하기로 모의했다. 이에 가담한 직원들은 성과급을 BPA 노동조합 통장으로 연결된 가상계좌로 지급받은 뒤 평균등급(C등급)보다 등급이 높은 직원의 성과급을 등급이 낮은 직원에게 재배분했다. 그 결과 2014년 내부평가급에서는 1700여만 원이, 2014년 경영평가성과급에서는 3400여만 원이, 2015년 내부평가급에서는 2280여만 원이 재배분됐다.

인천항만공사도 2013년 7월~2015년 12월 성과급 40억9000여만 원을 취합해 3억1000여만 원을 재배분했으며, 여수광양항만공사 역시 2014년 7월~2015년 7월 6300여만 원의 성과급을 균등하게 분배했다.

감사원은 이들 항만공사를 상대로 성과급 제도의 운용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지적했으며, 기획재정부에는 성과급 나눠 먹기에 대한 엄중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BPA에 대해 부산신항 주간선도로 공사 석재반출계획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BPA는 부산신항 주간선도로 공사(3.2㎞)의 욕망산 구간(848m)에서 발생하는 석재를 부산신항 건설 현장에 반출할 계획이었으나, 석재 발굴이 늦어져 올 연말로 예정된 준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는데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올해 3월 14일~4월 8일 부산 등 4개 항만공사에 대실지감사를 실시했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달 20일 감사 결과를 확정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