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생 돼지띠 남성들 절반이 94세 이상 산다'라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50대 중후반 퇴직 후 거의 40년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월 200만 원씩 생활비를 쓴다고 가정하면 단순계산으로만 9억6000만 원이 필요하다. 이것도 질병에 안 걸린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상속받을 재산이 있거나 노후연금이 확실히 준비된 사람이라면 걱정 없지만 대부분은 현재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형편이다. 다들 은퇴준비가 절실한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월 소득에서 생활비, 자녀교육비, 보험료, 세금 등을 빼고 나면 저축할 여력이 부족하다. 모두 알고 있으나 시작하기는 어려운 것이 은퇴준비다. 어떻게 시작할까?

첫째, 일단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해야 한다. 평생 현역생활이 가능하다면 은퇴설계가 필요 없다. 퇴직자가 창업을 해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급여가 적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좋다. 전 직장의 특기를 살려 취직하거나, 직장 생활 중 틈틈이 끊임없는 자기계발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현재 소비 패턴을 점검해보는 것이다. 가계의 현금흐름도를 작성해보면 분명 불필요한 지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소비를 점검해서 아낀 여유자금으로 국가에서 제공하는 비과세 상품에 가입하자. 연금저축계좌, ISA계좌, 개인IRP계좌 등 세금혜택을 보면서 중도해지가 자유롭지 않은 상품이 좋다. 그래야 자금이 필요할 때 노후자금에 손대기 힘들 것이다.

셋째, 건강을 지켜야 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노후준비가 잘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없다. 그리고 은퇴 후 돈이 가장 많이 나가는 항목이 병원비인 만큼 보장성보험 가입은 필수다. 또한 노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당한 취미생활과 지인들과의 교류도 이어가야 한다.

은퇴가 나에게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오늘이 내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장해숙·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