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가 10~20% 매출 감소 전망
- 내수 관련주들 줄줄이 하락세
유통업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현행대로 시행되면 소비가 위축돼 하반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걱정한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내수 위주의 유통·식품·음료·주류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백화점 등 내수주들도 이틀째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29일 부산지역 유통업계는 명절뿐 아니라 평소에도 축산이나 수산물, 과일 등의 품목 소비가 줄면서 하반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도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는 고가 화장품과 10만 원권 상품권 수요가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 국민의 소비심리도 덩달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당장 이번 추석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김영란법의 선물가격 상한선인 5만 원에 맞춘 선물세트를 늘리고, 중저가 상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난해 명절 기간보다 20% 정도는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반적인 선물 시장 침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가의 위스키나 와인, 홍삼(건강식품) 등을 판매·제조하는 업체들도 난처한 상황이다. 위스키와 와인, 홍삼 등은 평소에도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품목인데 5만 원 이하 제품은 찾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통 등 내수주들이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틀째인 이날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전 거래일보다 3.13% 내린 1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백화점은 전날 0.78% 내리는 데 그쳤지만, 하락 폭을 키웠다.
BGF리테일(-4.77%) GS리테일(-4.91%) 신세계(-3.19%) 등도 전날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전날 상승 마감한 이마트(-1.21%)와 롯데쇼핑(-1.78%)은 하락 반전했다. 법 시행 초기 술자리 접대가 줄 것으로 예상돼 피해주로 꼽히는 주류 관련주도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장호정 김미희 기자 lighthouse@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