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파장이 연일 이슈다. 우리나라 역시 브렉시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각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그 충격파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서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우려가 커지며 브렉시트 철회가 논의됐다. 브렉시트 자체가 그만큼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으며, 또 정치적인 결정이었다는 반증이다. 다만,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국민투표 결과를 통해 현재 영국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고, 이러한 결정 이면에 런던 주택시장에 대한 국민 대다수의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주택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런던은 세계적인 금융도시인 만큼 부동산 가격도 매우 비싸다. 우리나라의 원룸에 해당하는 '스튜디오 플랫'도 월세가 200만~300만 원 수준이다 보니 영국 사람들에게 런던은 우리나라의 서울 강남 이상인 셈이다.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다수 대중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브렉시트에 따라 런던의 집값이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 기회에 런던의 비싼 집에서 내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대중적 열망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의 하락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직접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대기 수요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런던으로 입성해 살고싶어 하는 수요자가 공급보다 많다. 브렉시트를 통해 의사는 표현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조선·해양산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부산·경남의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분양시장의 나홀로 호황은 상식적이지 않다. 저금리 기조의 과수요가 만든 일종의 거품이다. 그 피해는 지역 실수요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이번 집단대출에 대한 정부 규제가 부동산 경기를 냉각시킬 것이라는 평가는 설득력이 없다. 부산은 런던이 아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