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동통신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자체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외신은 "'구글' 이름이 달린 새 스마트폰이 이르면 연말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의 스마트폰 출시가 현실화될 경우 애플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는 30일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출시를 놓고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구글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에 치중한 반면 하드웨어는 등한시했다. 그러나 구글은 지난 4월 조직 내 하드웨어 부문을 신설하고, 릭 오스털로 전 모토로라 사장을 영입해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더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조직 개편은 자체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구글의 야심이 높아지고 있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들에 생산을 맡겨 왔다. 구글에서 직접 관리하는 넥서스 브랜드도 생산 자체는 LG전자나 화웨이 등 협력사에 위탁했다. 따라서 구글이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생산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장악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면에서 애플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 조성의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텔레그래프는 "스마트폰 설계와 제조,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제반 부문에서 구글의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불거진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제조사들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도 상당수의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OS를 상이하게 적용하고 있어 OS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일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가 지연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아울러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OS에 묶인 구글의 서비스들을 제외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글로벌 산업 분석기업인 'CCS 인사이트'의 한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파편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구글이 이를 더 강력하게 통제하는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