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니터링 강화·투기수요 억제
- 전문가들 "분양시장 위축 우려"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부산의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 등 수도권 3곳과 부산 등 총 4곳에서 아파트 견본주택, 공인중개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다운계약서' 작성과 불법전매 등 불법 분양권 거래 전반에 대해 집중점검을 벌였다. 이날 점검은 국토부와 해당 지자체가 함께 실시했는데, 관련 공무원 50여 명이 투입됐다.

이번 점검은 다운계약서 작성 등 최근 주택시장의 거래질서가 흐트러지면서 청약시장에 불법적인 투기수요를 억제해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부산이 점검 대상에 포함된 것은 청약 열기가 가장 뜨겁고, 그에 따라 단기 차익을 노린 분양권 전매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10위 안에 부산지역 아파트가 무려 5곳이나 포함됐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와 연제구 거제동 '거제센트럴자이'는 각각 평균 450.4 대 1과 327.9 대 1의 경쟁률로 1, 2위에 올랐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부산의 분양권 전매비율은 20.1%로 전국 최고 수준(본지 지난 5월 31일 자 1면 보도)을 나타냈다. 전국 평균(14.7%)은 물론 서울(5.7%), 경기(9.4%) 등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실제 마린시티자이(180세대)는 지난 4월 분양 이후 현재까지 총 109건의 분양권 전매가 이뤄졌고, 지난달 분양한 거제센트럴자이(일반공급 561세대) 역시 181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국토부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거래가 많은 지역을 '실거래신고 모니터링 강화지역'으로 선정하고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한 다음 허위신고 의심 사례는 지자체에 즉시 통보해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토부의 점검으로 지역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비슷한 점검이 있을 때마다 청약경쟁률은 낮아졌고, 분양권 거래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산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분양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과거 정부의 점검이나 단속이 일시적이고 범위가 제한됐다면, 이번에는 지속적이고 범위 또한 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양권 거래가 줄어들면 청약경쟁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분양시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