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막을 올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총출동한 화려한 면모와 역대 최대의 전시 규모 외에도 다양한 화제를 낳고 있다. 현대·기아차, 쉐보레, 벤틀리,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립부스의 평균 제작비만 20억 원에 달하며, 극비로 진행된 신차 수송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부산국제모터쇼 사무국에 따르면 전시회의 장치공사 및 차량전시에도 참가 업체별로 치열한 경쟁과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부스공사에는 독립부스별로 평균 20억~3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부스는 행사 종료 후 일제히 철거된다. 업체 관계자는 "웬만한 빌라 한 동을 짓고 부수는 작업이나 다름없다"며 "하지만 전 세계 최초로 신차를 공개하는 자리라 큰 비용이 들더라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말했다.

출품 차량의 전시장 반입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미디어에 공개된 적 없는 월드프리미어와 미출시 신차를 수송하는 작업인 만큼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전시장 진입을 위해 전국에서 탁송된 전시차량이 벡스코로 모였다. 이른 새벽부터 화물차량의 행렬이 벡스코 주변을 에워쌌으며, 치열한 자리싸움도 벌어졌다. 특히 억대의 고급 수제차량은 흠집을 막기 위한 탁송기사들의 피 말리는 운송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또 제네시스 뉴욕 콘셉트 등 미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콘셉트카의 경우 엔진이 없어 장치전문가들이 바퀴를 조금씩 밀어 몇 시간에 걸쳐 전시장으로 옮겼다.

2일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업체들은 15분씩 주어지는 '기자 대상 설명회'에서 뜨거운 홍보전을 펼쳤다. 렉서스의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올뉴(All New) GS450h' 출시행사에 배우 정우성이 참석하는 등 브랜드별 화려한 전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번 전시회 중 가장 고가 차량은 부산국제모터쇼에 처음 참가하는 벤틀리 '벤테이가'(3억8000만 원 상당)가 차지했다. 벤틀리 관계자는 "첫 출품인 만큼 벤틀리 최초 SUV 벤테이가를 선보여 세계 명차의 면모를 보여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벡스코 인근 건물 주차장이 모터쇼 임시주차장으로 총동원됐다. 관람객들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야외주차장, 센텀원 세가사미, 영화진흥위원회 부지 등을 오는 12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