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군·교통 보다 트인 전경 선호
- 마린시티 면적 229㎡ 아파트
- 해운대·광안리 조망여부 따라
- 앞 동 14억·뒷 동 8억에 거래

- 최근 뜨는 명지신도시도
- 낙동강 보이면 10% 비싸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준 가운데 '조망권 프리미엄'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바다·강·산 등의 조망권이 확보된 아파트라면 집 거실에서 무엇이 보이냐에 따라 매매가가 배가량 벌어질 정도다. 아예 교통이나 학군보다는 조망을 더욱 매력적인 요인으로 보는 수요층도 생겨나고 있다.

31일 부산 해운대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마린시티 해변로에 위치한 T 아파트의 바다 조망이 나오는 229㎡(구 69평형) 세대는 14억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평형이라도 바다 조망이 나오지 않는 뒷동은 8억 원 정도에 거래된다. 최대 가격 차이가 6억 원 이상 나는 셈이다.

분양 당시 일조량과 조망권 차이에 따라 분양가가 달랐던 마린시티 내 초고층 아파트인 I 아파트도 바다가 보이는 앞 동과 앞 동에 막힌 뒷동의 매매가 차이가 배 가까이 벌어졌다. 앞 동의 평당 가격이 2400만 원 수준이라면, 뒷동의 평당 가격은 1300만 원 정도다.

마린시티 일대 대다수의 아파트 매매가는 T, I 아파트와 비슷한 선에서 정해진다. 상당수 아파트가 평수와 방향이 다양해 정확히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분양가를 기준으로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교를 볼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5억에서 6억 원에 달한다.

최근 뜨는 강서구 명지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낙동강 조망 여부에 따라 매매가 대비 가격 차이가 10% 이상 난다. 명지 L 아파트 152㎡ 세대 가운데 낙동강이 보이는 세대의 매매가는 5억1000만~5억2000만 원에서 형성되어 있다. 반면 앞 동이나 다른 건물에 막혀 낙동강 조망이 없는 세대의 매매가는 4억6000만 원 선으로 매매가의 10% 이상 차이가 벌어진다. 명지신도시의 D 아파트 등 다른 아파트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인근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탁 트인 전망(View)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들은 조망이 우수한 아파트가 살기도 좋고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집값 상승세도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수천만 원의 조망 프리미엄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미취학 아동을 둔 젊은층들은 여전히 학군과 교통 여건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같은 단지라면 전망이 좋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 매매가도 큰 차이가 난다"며 "앞으로는 대중교통시스템의 다변화, 저출산 심화 등의 영향으로 교통이나 교육보다는 조망이나 공원 등 정주 여건이 거주지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