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지 투기세력 등 시장 몰린 탓
- 실수요자 청약률 현혹되면 안돼"
올해 들어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청약 열기를 내뿜고 있지만, 실제 계약률은 청약률에 미치지 못해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초기 계약률(분양 개시 후 6개월까지의 계약률)은 78.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87.1%)보다 8.6%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89.5%)보다 10.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또 2014년 3분기(78.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분기 부산지역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88.5%로 직전 분기(97.1%)보다 8.6%포인트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99.8%)과 비교하면 11.3%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부산에서 분양한 모든 아파트가 6개월 내에 완판을 기록한 반면 올해는 10세대 중 1세대 이상을 6개월이 지나도록 못 팔았다는 의미다.
이는 청약경쟁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해운대 비스타동원', '연산 더샵'등의 단지는 전국 청약경쟁률 순위의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지난해 4분기 분양한 아파트들 역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계약률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률과 계약률 간 괴리의 가장 큰 이유로 '묻지마 청약'을 꼽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부산의 경우 전국적으로 청약 통장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장이다. 그러나 청약률과 실제 계약률의 괴리가 가장 큰 지역 역시 부산"이라며 "청약자 중 상당수는 외지의 투기세력 또는 견본주택에도 한번 가보지 않고 무조건 청약에 임하는 사람들이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이달부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지방에도 적용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이 당장 신규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기존 주택거래량 등이 줄면 서서히 영향을 미쳐 결국은 주택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는 청약률에 현혹되지 말고 제대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