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복 협의회장은 "일부 언론 보도는 거제의 위기를 더 부추기는 독이 되고 있다. 일부를 전부인 양 포장하는 보도 탓에 은행들이 협력사에 풀었던 대출을 조기 상환하라고 압박한다. 추가 대출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로 인한 경영 악화가 더 심각하다"며 "시장이 금융기관을 만나 제대로 된 실상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저유가와 수주 가뭄으로 조선업과 거제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이 묘사하는 정도는 아니다. 막연한 불안감 탓에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 상권도 일부를 제외하면 여느 때처럼 돌아간다. 그런데도 거제가 당장 망할 듯이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언성을 높였다.
협력사 대표들은 후반기 대규모 감원설의 실체도 언급했다. 이들은 "오는 9월까지 추가 수주가 없을 경우, 내년 1분기 이후 공정에 따른 감원이 불가피하지만, 당분간은 인력을 줄일 수도 없다. 오히려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도 어렵다고 하니 아무도 거제로 오려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협력사 대표들은 "과거 일본의 사례에 비춰볼 때, 지금 기술력을 확보하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당장 위기를 면하려 이를 간과하면 조선업의 미래를 버리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폐업한 조선기자재 사업장을 조선 관련 기술수련원으로 재활용하고 실업급여나 공용유지 지원금을 통해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다면 위기 극복과 경쟁력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 확대, 지방세 납부 및 기간 연장, 실직자 실업급여 지급 기간 연장, 병역특례업체 확대 등을 건의했다.
이에 권민호 시장은 "모든 행정력을 조선업 위기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 중소기업육성 자금을 최대 600억 원까지 늘려 경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하겠다. 금융권 대출도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