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3 평사원도 곧 희망퇴직 단행
- 대우조선 3년 내 2300명 감축
- 삼성·현대중 1000명 줄일 계획
- 고강도 실사 중소업체로 확대

정부와 채권단 주도하에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조선 '빅3' 중 현대중공업이 제일 먼저 대규모 임원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지난 26일 '5대 취약업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당시 이들 빅3의 자구노력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의 이번 결정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나머지 2개사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남 거제상공회의소에서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조선해양업계·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가 열린 가운데 조선업체 관계자들이 지자체 관계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관련 계열사의 기존 임원 중 25% 정도를 줄이는 내용의 '2015년 상반기 임원인사'를 28일 단행했다. 감축 인원 수 기준으로는 60여 명에 달한다. 반면 신규 임원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회사 생존을 위해 임원부터 감축하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이 처음으로 대규모 임원 감축에 나섬에 따라 지난해 임원을 30% 정도 줄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추가 임원 감축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26일 "추가 인력 감축과 급여체계 개편 등 자구계획을 추가로 요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중공업 임원 감축 규모에 상응하는 긴축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도 양사 흐름에 맞춰 인력 감원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들 3개사는 임원뿐 아니라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일반 직원 및 생산직 감축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오는 2019년까지 2300명의 인력을 추가로 줄여 전체 인원을 1만 명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구조조정 계획을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수시 희망퇴직을 활성화하고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 감소를 통해 최대 1000명이 넘는 인력 줄이기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들 3개사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신규 인력을 400여 명 충원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대졸자 공채 규모는 평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공채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인력 감축 등을 추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기존 비핵심 계열 및 유휴 인력에 대한 조정은 강도 높게 진행하되 신규 인력 충원을 통해 핵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빅3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들도 조만간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TX조선해양은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STX조선의 재무와 경영상태에 대한 재실사에 착수했다. 이는 채권단이 2013년부터 공동관리를 통해 4조 원 이상의 자금을 STX조선에 지원했는데도 지난해 3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는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다.

방종근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