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가 5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여소야대'로 끝났다. 지난 19대 선거보다 3.8%포인트 높은 투표율이다. 지역적으로 투표율이 평균 이하인 곳도 있었지만, 전국적으로는 예년보다 높은 관심 속에 이번 선거가 치러진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투표권자가 출마자 개인 또는 정당에 갖는 개인적인 의사 표시의 행위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대선이 아니라서 정부 또는 특정 개인의 주택정책에 대한 호불호 여부를 즉각 투표에 반영할 수는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현재의 주택시장 분위기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함께 후보자와 소속 정당의 주택정책 등에 대한 포괄적인 선택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결과는 현재의 주택시장과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현 정부와 현역 국회의원이 가진 주택정책과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주택시장을 통한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국민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가 표출된 결과다.

첫째, 전셋값 폭등이다. 전셋값이 너무 올랐고 이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부재했다. 둘째, 주택거래 활성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에 대한 반감이다. 셋째, 지역적으로 각기 다른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처 능력과 솔루션의 부재다.

전세난은 매년 있었고, 정부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국민은 안다. 그것이 정권에 따라 쉽게 해결될 것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전세값 상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가 판을 키웠고,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가 전세난을 부추겼다는 것을 정부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주거문제는 국민에게 기본권이나 다름없다. 분양시장의 호조에 따른 분양권 전매 등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수요가 시장에 가세하면서 시장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시장은 좋은데 시장이 문제다'라는 앞뒤가 안 맞는 평가가 내려진 배경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안정적 주거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보여야 한다. 정부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국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치다. 이번 20대 총선은 그러한 국민의 선택을 보여줬다.

서정렬 주택도시연구소장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