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성장·저금리의 고착화로 자산관리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이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조언자)의 합성어로 로봇이 자산관리와 재무설계를 자동으로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실제로 로봇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투자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준다. 과거의 다양한 시장 상황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자 성향, 목표 수익률, 자금 성격 등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고 하니 은행 문턱이 높게 느껴졌던 서민들과 바쁜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재무설계 과정에 좋은 재테크 수단이기는 하나 답답한 투자자에게 100%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사람이 제공하는 세금·상속·증여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상품이 ETF에 국한돼 있어 다양한 금융자산을 응용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

그러므로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생애 전반에 걸친 전통적 재무설계를 대체하기는 어렵고 특정 이벤트의 목적자금 마련에 유효한 수단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 배분을 통해 목돈을 굴리는 데 유효한 수단이라면 마음 편한 적립식 투자 시스템은 목돈을 만드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음 편한 적립식 투자 시스템은 정해진 기간만 자동이체 후 환매 시기 동안 거치하다가 목표수익률에 도달되면 자동 해지되는 시스템으로 가입 시 목표수익률, 적립 기간, 거치기간을 미리 설정한다.

적립식 펀드의 투자성과는 투자 시점이 아닌 환매 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가입 시기는 언제라도 가능하지만, 투자 기간은 경기순환주기 3~5년을 고려하여 최대 5년으로 정하고 적립 기간은 2년으로 설정한다. 적립 기간을 2년으로 정하는 이유는 목돈을 형성하는 과정에 투자 시점과 투자금액을 분산하기에 적절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했을 때 2년 정기적금과 3년 정기예금에 가입한 효과와 비교할 수 있고, 국내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대부분 펀드에서 5년 이내에 20%의 수익이 존재했다.

박선덕·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