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증시 동반 급락 영향

글로벌 증시 하락과 북한발 리스크 등의 여파로 12일 코스닥지수가 장중 8% 넘게 폭락하며 4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CB·주식거래 일시 중지)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하며 1840선이 붕괴되는 등 '검은 금요일'을 맞은 국내 증시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24포인트(6.06%) 하락한 608.45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 13일(종가 기준 608.07)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11일 종가 대비 8.36포인트(1.29%) 하락한 상태로 출발(639.33)한 코스닥은 오전 내내 낙폭을 키우다가 정오 무렵인 오전 11시55분 594.75(-8.17%)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날 서킷브레이커는 2011년 8월 9일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해당 제도가 코스닥시장에 도입된 2001년 10월 15일 이후로는 7번째다. 코스피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6.26포인트(1.41%) 하락한 1835.28을 기록했다. 특히 장중 지수는 1817.97(-2.3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주요국 증시 급락 ▷국제유가 하락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2982억 원)와 코스닥시장(769억 원)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총 3751억 원어치에 달했다. 이는 전날 두 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액(2808억 원)보다 943억 원 많은 규모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014년 10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선 아래(종가 기준 1만4952.61·-4.84%)로 내려간 것을 포함해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도 증시 폭락과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1.7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2원이나 오른 채 마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7.64원으로 10.29원 오르며 2013년 11월 13일(1078.32원)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