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제3공항·홍콩 첵랍콕공항 등
- 내륙·기존폐쇄 공항 사례로 평가
- 특정지역 유리 편파성 논란 예고
- 사적 포럼이 자문 공신력 문제도

동남권 신공항의 기능과 규모,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사업이 오는 6월 최종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달 말부터 입지 선정 작업이 본격 착수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비교 대상 공항들이 내륙에 있거나 기존 공항을 폐쇄한 곳이어서 편파성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오는 12일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에서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국토부 서훈택 항공정책실장을 비롯해 부산 경남 등 영남권 5개 광역자치단체 담당 국장, 용역사업 연구진이 참석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중간보고회에서는 그동안의 연구용역에 대한 결과를 비롯해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날 입지 선정을 위한 기준을 제시한다.

하지만 국토부가 내놓을 '입지평가를 위한 기준과 해외 적용 사례'를 보면 내륙공항이나 소규모, 또는 기존공항을 폐쇄한 해안 입지 공항 사례를 동남권 신공항 입지에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특정 지역에 유리하게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토부는 프랑스 파리 제3공항,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홍콩 첵랍콕공항, 대만 가오슝공항 등의 입지 선정 시 적용한 평가 방법론을 주요한 참고 자료로 제시할 예정이다. 파리 제3공항과 브란덴부르크공항은 내륙 공항이고 첵랍콕공항은 기존 공항을 폐쇄한 뒤 만들었고, 가오슝공항은 김해공항과 입지가 비슷하다.

이처럼 국토부의 비교 대상 공항들이 부산시가 요구하는 '24시간 공항 운영이 가능하면서 김해공항을 존치하는 제2의 해안공항'이라는 콘셉트와는 크게 달라 향후 국토부 용역에서 부산권이 불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용역 평가에 대한 자문기구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역 수행 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평가 방법론에 대한 자문을 국제항공기구, 미국연방항공청과 같은 공식기구가 아닌 민간단체(OECD 국제교통포럼) 전문가들로부터 받기로 하면서 공신력 논란도 야기될 수 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2003년부터 논의됐다. 부산은 가덕도에 24시간 운영 가능한 허브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4개 지역은 영남권 모든 지역에서 접근이 편리한 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008년 국토부가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을 조사한 결과 가덕도는 0.7, 밀양은 0.73으로 나왔다. B/C가 1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다. 2011년 3월 국토부 입지평가 위원회는 두 지역 모두 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해 건설 사업이 백지화됐다.

이후 저비용항공사(LCC) 활성화 등 항공수요가 급격히 늘자 국토부는 영남지역 항공수요 조사를 벌여 김해공항 항공수요가 2023년 1678만 명에 달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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