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이 조선·해양 전문가를 새 대표로 영입해 경영난 타개에 나서 주목된다.

성동조선해양은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로 김철년(61·사진) 사장을 선임했다. 김 사장은 부산대 조선공학과 출신으로 삼성중공업에서 줄곧 근무해 왔다.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성동조선해양은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고 2010년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다.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부도설까지 나돌았으나 2013년 이후 수주가 재개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협력업체 포함해 1만 명 이상 달하던 인원을 7600여 명으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현재 수주 잔량은 60여 척에 30억 달러로 2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건조 과정에서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조선업계 불황 이후 선주사 측에서 대금 지불조건을 '헤비테일(인도 때 잔금을 몰아주는 것)' 방식으로 계약한 탓에 건조 과정에서 자금 부족 상황을 맞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이에 성동조선해양은 채권단에 4200억 원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채권단은 고심 끝에 최근 순차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숨통을 트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삼성중공업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해 삼성중공업 측에서 영업·생산·구매·설계 분야를 지원하고 나섰다. 이달 들어 11개월 만에 15만8000t급 원유 운반선 2척을 수주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들이 중대형 탱커선 위주로 '리피트(실적이 있는 동형선) 호선'이 많아 선박이 인도되는 내년부터는 수익 개선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