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정치권 적극적 지원 필요
부산시가 국제금융기구인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교육·연구기관(TREIN)을 유치하고도 애를 태우고 있다. 국회 상임위에서 내년도 관련 정부예산이 반 토막 나면서 부산의 첫 국제금융기구 설립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시는 지난 6월 호주에서 열린 FATF 총회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 TREIN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 6월 FATF 부산 총회를 열고 상주인력 20명 규모의 교육·연구기관을 출범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시는 내년 6월 일단 교육·연구기관으로 출범해 FATF 제2센터로 기능을 확장할 방침이다.
FATF는 테러·대량살상무기확산 관련 자금조달 방지 등 유엔 협약 및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관련 금융조치 이행을 위한 정부 간 행동기구로 1989년 설립됐으며 24개 정회원국과 32개 국제기구(준회원 8개, 옵서버 24개)가 가입해 있다. 현재 FATF 본부센터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
TREIN은 교육과 연구 기능을 통해 FATF가 글로벌 자금세탁·테러 자금조달금지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TREIN의 부산 설립은 국제기구 전체 총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며, 글로벌 경제 금융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정부가 FATF TREIN 설립을 위해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한 11억3000만 원 중 5억 원을 삭감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나성린(부산 부산진구 갑) 의원 등이 정부 원안을 고수해 정무위에서 재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30일 전까지 정무위의 여야 간사 2명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부산의 주요 현안을 발목 잡고 있는데도 지역 정치권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지주화 법안과 함께 이 예산까지 삭감된다면 '금융중심지 부산'은 요원하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내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거래소 지주화와 FATF TREIN 설립은 부산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