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수산물 경매 거래가 한창이어야 할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이 조업량 감소로 위판 물량이 줄면서 텅텅 비어 있다.

- 일부 어선 조업금지구역 침범
- 수산물 수입도 증가 '설상가상'

국내 연안과 원양 조업 물량이 감소하는 반면 수산물 소비 부진은 계속돼 국내 수산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선사는 어획물을 찾아 조업금지구역을 침범해 조업하기도 한다.

동해어업관리단은 지난 9일 밤 11시30분께 남해 동부 부산 앞바다에서 조업 금지 구역을 침범해 조업한 혐의로 대형트롤어선(부산 선적 138t)을 적발, 검거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배는 대형트롤 조업 금지 구역을 육지 쪽으로 24㎞가량 침범한 채 전갱이와 백조기 60상자를 잡았다.

대형트롤어선은 보통 오징어 어군을 쫓는데, 조업 철 작황이 부진하면서 다른 잡어를 잡거나 조업 구역을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게 동해단 측의 설명이다. 실제 조업이 본격화된 8월부터 11월(12일 기준)까지 대형트롤 조업량(1만3320t)은 지난해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중국 어선의 조업량 확대와 수온 변화 때문이라는 게 대형기선저인망 측의 설명이다.

눈볼대 아귀 등 잡어를 잡는 외끌이 조업량(1040t)도 지난해 대비 15% 줄었다. 반면 쌍끌이(1만3000t)는 8~9월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이례적으로 서해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 덕분에 지난해의 95% 수준을 유지했다. 고등어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2004년 11만7364t 팔리던 게 2014년 거래량이 9만7317t까지 감소하는 등 조업량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 이 밖에 원양 업계도 태평양 북서부 수역의 어황 부진으로 원양 꽁치 조업량(1~9월 5254t)이 지난해 대비 65%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수과원 측은 "조업량 감소 원인을 기후 변화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일시적인 수온 변화와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량 감소 등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업이 감소한 가운데 수산물 소비까지 줄어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그 결과 부산지역 냉동창고마다 재고가 쌓여 빈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양냉장 관계자는 "어묵에 사용되는 수입 연육의 회전율이 가장 높다. 국내 수산물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이달 노르웨이산 수산물이 대거 들어온다고 하는데, 냉동창고 부족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